영국 e스포츠 팀 녹템(Noctem), 갑작스러운 운영 중단 선언

이호진
영국 e스포츠 팀 녹템(Noctem), 갑작스러운 운영 중단 선언

영국의 e스포츠 팀 녹템(Noctem) e스포츠가 3월 3일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즉각적인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속 선수들은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녹템은 지난 2년간 Apex 레전드 및 콜 오브 듀티 리그에서 활약한 영국 기반 e스포츠 조직으로, 다수의 세계 대회에서 결승 진출을 이루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해체 발표에 많은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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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템은 공식 발표문에서 “지난 2년간 팀을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세계 대회 결승에 네 번이나 진출하며 많은 팬과 시청자를 확보했지만, 끝내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은 매우 어려웠지만, 지금은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팀의 해체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향후 팀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e스포츠 커뮤니티, 녹템에 대한 지지 보내

e스포츠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녹템의 해체 소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세계적인 e스포츠 팀 프나틱(Fnatic) 소속 스트리머 마르코 ‘스탤리온’ 갈루조(Marco ‘Stallion‘ Galluzo)는 “믿을 수 없다. 지난 2년간 큰 발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녹템 소속 크리에이터였던 스팅지(Stingzy) 역시 “여기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고, 이렇게 끝나게 되어 정말 슬프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025년, 녹템이 직면한 재정난

녹템 e스포츠는 2009년 디그니타스(Dignitas) 소속 피파(FIFA) 선수였던 잭 스토벨(Jack Stovell)이 2023년 3월 19일 창립한 팀이다.

지난해에는 Apex 레전드 글로벌 시리즈(ALGS) 2024 챔피언십에서 18위를 기록하며 2만 달러(약 2,6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하지만 2025년 초부터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팀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2월 말 Apex 챔피언십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스폰서 계약마저 불발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스토벨은 X를 통해 “최근 5개월간 많은 스폰서 계약이 무산되었다. 낙관적이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녹템은 Apex 레전드 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고, 주요 선수인 모신 ‘모진’ 칸(Mohsin ‘mohziin’ Khan)과 맥스 ‘리믹스파워스’ 크리머(Max ‘RemixPowers’ Creamer)가 방출되었으며, 토마스 ‘아티넘’ 페레이라 브라질(Thomaz ‘Atinum’ Ferreira Brasil)은 2월 23일 GoNext e스포츠로 이적했다.

한국 e스포츠 업계에 주는 교훈

녹템의 해체는 글로벌 e스포츠 팀들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2023년 해체된 ‘젠지’ PUBG 팀 역시 팀 운영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더 이상 팀을 유지하지 못하고 해체를 결정했다. 당시 젠지는 “다른 종목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해체 이유를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스폰서 확보의 어려움과 수익성 문제를 원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2022년 T1의 포트나이트 팀 해체 역시 글로벌 스폰서 및 리그 구조 변화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주요 이유였다.

이처럼 e스포츠 팀 운영은 성과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필수적이며, 스폰서 계약과 대회 상금만으로 지속적인 운영이 쉽지 않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녹템의 사례는 한국 e스포츠 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팀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지 않으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이호진

콘텐츠 에디터
본 작가는 2024년부터 Esports Insider와 함께하며 e스포츠 및 게임 산업 전문 기자로, 글로벌 e스포츠 리그와 트렌드를 심층 분석해 왔습니다. 게임스팟(Gamespot)에서 객원 기자로써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팀, 기업 인터뷰를 진행하며, e스포츠 비즈니스, 스폰서십, 대회 운영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최신 e스포츠 뉴스와 분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독자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e스포츠 산업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기록하며, 업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