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의 신작 전술 슈팅 게임 ‘프로젝트 A'(발로란트의 초기 코드명) 첫 이미지가 공개된 이후, 이 게임은 밸브의 ‘카운터-스트라이크’ 시리즈와 끊임없이 비교돼 왔다. 게임플레이부터 무기 구성까지 유사점이 많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사인 라이엇은 오버워치 2 스타일의 에이전트와 능력을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발로란트가 공식 발표된 이후, 주요 e스포츠 단체들은 라이엇이 곧바로 e스포츠 경쟁 리그를 출범시킬 것이라 예상했고, 라이엇은 2020년 ‘VCT(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생태계 발표로 이에 화답했다.
바로 그때부터, 서로 다른 생태계를 가진 두 게임 사이에서 누가 더 많은 시청자와 팬을 끌어모을 수 있는지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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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2 vs 발로란트 시청자 데이터, 보다 명확한 양상 드러나
Esports Charts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양 게임 간의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다만 발로란트가 강세를 보이는 중국의 데이터는 현지 스트리밍 플랫폼의 접근성 문제와 신뢰성 문제로 인해 집계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시야에서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3년에 출시된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의 리메이크 버전인 카운터-스트라이크 2(CS2)가 2024년에도 발로란트를 넘어섰으며, 이는 출시 이후 매년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주목할 점은, 2021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는 밸브의 게임이 라이엇의 게임보다 방송 송출 시간이 거의 두 배에 달했다는 것이다.
두 슈팅 게임의 생태계는 특히 주요 시장에서 눈에 띄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카운터-스트라이크의 최대 시장은 전통적으로 EMEA 지역이었으며, 특히 동유럽에서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남아메리카 역시 밸브의 슈팅 게임 팬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많은 팀들이 높은 수준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면 발로란트는 북미와 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2024년에는 이러한 주요 시장 간의 교차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CS2에서는 몽골 팀인 The MongolZ가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아시아 팬층이 CS2에 관심을 가지도록 움직이고 있다.
Team Spirit의 뛰어난 활약은 러시아 출신 신성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CS2 선수 중 하나인 Danil ‘donk’ Kryshkovets의 등장과 맞물려 러시아 시청자들이 팀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2024년 퍼펙트 월드 메이저를 상하이에서 개최한 결정 역시 아시아 팬들이 이 전통적인 e스포츠 생태계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이 대회는 Esports Charts에 따르면, 최고 동시 시청자 수 133만 명을 기록하며 올 해 두 번째로 많이 시청된 이벤트가 되었고, PGL 메이저 코펜하겐은 거의 기록적인 수치인 185만 명을 기록했다. CS2는 2025년에 이미 IEM 카토비체 역사상 최고 기록인 130만 명의 최고 시청자를 달성했으며, ESL 프로 리그 시즌 21 역시 동시 시청자 5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강력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발로란트 측에서는 2024년 최대 이벤트였던 VCT 마스터즈 마드리드가 최고 동시 시청자 수 169만 명을 기록했으며, 챔피언스는 140만 명, 마스터즈 상하이는 91만 4,000명을 기록했다. 바롤란트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쟁 대회의 기록을 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CS2가 만들어낸 기대감과 서사, 이야기 구조에도 근접하지 못했다.
2025년에는 킥오프 이벤트와 마스터즈 방콕 이후 유럽 지역에서 관심이 증가하며 비교적 좋은 출발을 보였다. 라이엇은 마스터즈 방콕이 발로란트 마스터즈 대회 중 가장 높은 시청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아직 CS2는 2025년에 이 규모의 이벤트를 치르지 않았지만, 올해 카토비체 대회가 이 새로운 기록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면서, 양쪽 생태계 모두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2025년 전술 슈팅 게임의 시청자 수 경쟁에서, 수치와 역사, 그리고 인터넷 상의 화제성은 카운터-스트라이크 쪽에 우위를 점해주고 있다. 긍정적인 점은, 두 게임 모두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 아니었던 곳에서 가능성을 탐색하며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발로란트가 게임플레이와 경쟁 구조 양쪽 모두에서 새로운 에이전트들을 통해 총기전보다 능력 사용을 우선시하면서 점점 카운터-스트라이크의 스타일과 흐름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략이 발로란트 프로씬을 공고히 할지, 아니면 혼란을 초래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특히 2024년부터 카운터-스트라이크 출신이 아닌 발로란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신예 프로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