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월드 챔피언이자 e스포츠의 전설인 이 ‘Faker’ 상혁이 LCK 공식 통계에 따르면 LCK 통산 1,000경기 출전이라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2025 LCK 스프링 개막 주차에서 Gen.G와의 시리즈를 치르며 LCK 정규 시즌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Faker는 오랜 라이벌인 KT 롤스터와의 ‘통신사 더비’에서 상징적인 1,000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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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는 당초 연초에 열린 LCK 컵에서 1,0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할 예정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그의 1,000번째 상대는 KT 롤스터였다. 하지만 LCK 중계진은 이전에 LCK 컵의 기록은 정규 시즌 경기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어, 해당 대회에서 치른 경기는 Faker의 통산 출전 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Faker가 통산 1,000번째 경기를 치르기 전, LCK에서 펼쳐졌던 그의 가장 상징적인 경기들을 되짚어보자.
모든 것의 시작 – Faker의 데뷔전 vs Ambition
Faker는 2013년, 당시 최고의 미드라이너 중 한 명이었던 CJ 블레이즈의 강 ‘Ambition’ 찬용을 상대로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SKT T1의 2군 팀이엇던 SK 텔레콤 T1 K 소속으로 출전한 Faker는 경기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고, 라인전에서는 니달리로 Ambition을 상대로 솔로킬까지 만들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전 LCK 해설자 Christopher ‘MonteCristo’ Mykles는 “Ambition이 저렇게 죽는건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다.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열린 순간이었다.
첫 펜타킬 – 2015 LCK 스프링, 나진 소드 상대로 펜타킬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펜타킬은 드문 장면이지만, 르블랑으로의 펜타킬은 그야말로 보기 힘든 장면이다.
Faker는 2015 LCK 스프링 시즌 나진 소드와의 결정전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픽 중 하나인 르블랑으로 이 기록을 만들어냈다. 경기 초반부터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고, Faker는 마지막 순간 칼리스타를 순식간에 삭제하며 자신의 공식 첫 경기이자 유일한 펜타킬을 완성했다.
리븐으로 협곡을 지배한 Faker – 2015 LCK 서머 결승 SKT T1 vs KT
화려한 플레이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오래된 팬이라면 Faker의 리븐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당시 프로 무대에서 보기 드물었던 리븐을, Faker는 KT 롤스터의 김 ‘Nagne’ 상문을 상대로 깜짝 선택했다.
경기 중 Faker는 카시오페아의 궁극기를 순식간에 회피하는 초인적인 반응을 보여주며 타워 다이브 상황을 넘겼고, 이를 발판 삼아 경기를 지배했다. 결국 Faker는 그 경기에서 LCK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또 하나의 전설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불사대마왕 – 2023 LCK 서머 플레이오프 T1 vs KT
Faker를 상징하는 챔피언이 라이즈라면, 지난 10년간 프로 무대에서 그를 대표한 챔피언은 바로 아지르였다.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선보인 ‘슈리마 셔플’은 물론, 특히 2023 월드 챔피언십에서 룰러를 상대로 펼친 명장면은 아직도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2023 LCK 서머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는 KT 롤스터를 상대하여 아지르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상대 서포터와 정글러의 협공 속에서도 침착하게 탈출해내며 ‘불사대마왕’이라는 별명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전설을 만든 그 장면 – Faker vs Ryu의 제드 1대1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해보지 않은 사람조차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혹은 봤을 Faker의 제드 플레이. 상대는 KT 롤스터의 류 ‘Ryu’ 상욱이였다.
OGN에서 LCK를 중계하던 시절, 5세트에서는 블라인드 픽 룰이 적용되어 양 팀 미드라이너 모두 제드를 선택하게 됐다. 당시 Ryu는 라인에서 무리하게 전진한 Faker를 처치하기 위해 기회를 엿봤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Faker는 전광석화 같은 컨트롤로 반격에 성공했고, 그 순간은 지금까지도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통신사 더비의 정점 – 2017 LCK 스프링 정규 시즌 SKT T1 vs KT
대부분 Faker의 명경기가 단 한 번의 결정적인 플레이로 기억된다면, 2017 LCK 스프링 정규 시즌의 통신사 더비는 시작부터 끝까지 폭발적인 경기였다.
당시 KT에는 2022 월드 챔피언 김 ‘Deft’ 혁규가 소속되어 있었고, SKT와 KT의 대결은 단순한 조직 간의 대결을 넘어,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두 상징적인 선수 간의 맞대결로도 주목을 받았다.
2연속 월드 챔피언에 오른 SKT T1을 꺾기 위해 슈퍼팀을 꾸린 KT는 3세트 초반부터 큰 리드를 잡으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Faker를 중심으로 한 SKT는 집요하게 반격을 시도했다. 53분에 이르는 혈전 끝에 SKT는 넥서스만 남은 상황에서 기적적인 수비에 성공하며 KT를 에이스 처리했고, 결국 경기를 뒤집고 승리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