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팬을 위한 호텔 서비스, 어디까지 진화할까?

이호진
이성민
호텔과 e스포츠 산업 협업
Image credit: Esports Insider, Alan Lavery

최근 호텔과 e스포츠 산업의 협업이 새로운 시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 성장한 e스포츠가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더욱 큰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호텔 업계는 e스포츠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모양이다.

베를린의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 같은 전용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리그 경기부터 런던의 코퍼 박스나 O2 아레나 같은 주요 국제 이벤트까지 그 규모가 다양하다. 이에 e스포츠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면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빅 이벤트 개최로 제작과 산업 측면에서 모두 중요해졌다.

e스포츠 인사이더는 호스피탈리티 업계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모이는 초청 전용 행사인 2024 추계 ALHI 임원 회의에 초대받아 고급 호텔과 리조트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e스포츠와 게임의 잠재적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면책 조항: ALHI는 2024년 가을 ALHI 임원 익스체인지에 참석하기 위해 e스포츠 인사이더의 출장 비용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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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리조트가 e스포츠 산업에 뛰어들 수 있고,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

2024년 가을,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의 옴니 라 코스타 리조트 & 스파(Omni La Costa Resort & Spa)에서 열린 ALHI 임원 행사(ALHI Executive Exchange)에서는 호텔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e스포츠와의 협업 가능성을 논의했다. 

어소시에이트 럭셔리 호텔 인터내셔널(Associated Luxury Hotels International,ALHI)의 마이클 도밍게즈 CEO는 “e스포츠는 제작, 여행, 숙박 등 우리 생태계의 모든 요소를 필요로 한다”며 호텔과 e스포츠의 협업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그랜드 아메리카 호텔 & 리조트(Grand America Hotels and Resorts)의 앤디 그린스펠더 부사장은 열성적인 Dota 2 팬으로, 세계 최대 Dota 2 대회인 ‘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에 직접 참석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이전 직장인 델라웨어 노스(Delaware North)에서 수익 및 마케팅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해당 기업이 e스포츠 팀 ‘Splyce’에 투자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델라웨어 노스는 또한 유명 e스포츠 팀 디그니타스(Dignitas)의 모회사인 뉴 메타 엔터테인먼트(New Meta Entertainment)에도 투자하고 있다.

앤디 부사장은 이와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e스포츠는 비수기 동안 리조트의 공간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e스포츠 이벤트가 호텔의 비수기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호텔 업계, e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적극적

현재 여러 호텔이 e스포츠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몰타의 인터컨티넨탈(InterContinental Malta)은 지난 2년 동안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Strike)’ ESL 프로 리그(ESL Pro League)를 개최하며 총 4개의 시즌을 진행했다. 또한, 에너지 드링크 브랜드 레드불(Red Bull)은 이달 초 시카고의 갓프리 호텔(Godfrey Hotel)에서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 토너먼트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래디슨 호텔 그룹(Radisson Hotel Group)과 게이밍 에이전시 언락드(Unlocked)는 2024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ESI 리스본(ESI Lisbon)’ 컨퍼런스에서 e스포츠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했다.

2024 추계 ALHI 임원 회의
Pictured: Michael Dominguez, President & CEO of ALHI (centre). Image credit: Esports Insider, Alan Lavery

호텔들이 e스포츠 이벤트를 직접 유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 국제 대회를 찾는 e스포츠 팬들을 공략하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LoL Worlds)’, ‘카운터 스트라이크 메이저(CS Majors)’, ‘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과 같은 대형 대회는 특정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기 때문에, 호텔들은 이들 대회를 관람하러 오는 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ALHI의 마이클 도밍게즈 CEO는 “e스포츠를 깊이 이해할수록, 이 산업을 따라다니며 이벤트를 즐기는 관객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NFL 슈퍼볼이 열릴 때 일주일 동안 ‘NFL 체험’이 진행되는 것처럼, e스포츠 이벤트도 지역과 호텔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호텔 업계의 e스포츠 협업 사례

한국에서도 호텔과 e스포츠의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0년, 소노호텔&리조트는 프로게임단 스피어게이밍과 함께 ‘소노 e스포츠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프랜차이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노호텔&리조트는 전국적인 인프라를 활용해 e스포츠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소노캄 고양 호텔 내에 트레이닝 센터를 설치하여 선수단 운영을 지원했다.

또한, 부산 영도의 라발스 호텔은 e스포츠 구단 ‘BNK 피어엑스’를 운영하는 SBXG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프로게이머들의 부산 방문 시 호텔 제휴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부산을 e스포츠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이머를 위한 특화된 호텔 서비스도 등장

단순한 이벤트 유치를 넘어 e스포츠 팬과 게이머들을 위한 맞춤형 호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더 인터내셔널’ 기간 동안, ‘PARKROYAL COLLECTION Pickering’ 호텔은 AMD, Asus,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게이머 전용 객실을 선보였다. 또한, 2024년 ‘LEC(리그 오브 레전드 EMEA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독일 뮌헨에서는 대회와 제휴한 메리어트 본보이(Marriott Bonvoy)가 팬들을 위한 특별 숙박 패키지를 제공했다.

이처럼 호텔 업계가 e스포츠 산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도가 이루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 작가는 2024년부터 Esports Insider와 함께하며 e스포츠 및 게임 산업 전문 기자로, 글로벌 e스포츠 리그와 트렌드를 심층 분석해 왔습니다. 게임스팟(Gamespot)에서 객원 기자로써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팀, 기업 인터뷰를 진행하며, e스포츠 비즈니스, 스폰서십, 대회 운영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최신 e스포츠 뉴스와 분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독자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e스포츠 산업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기록하며, 업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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